슬로베니아 사는 남자
2주간의 길고길었던 드라마 촬영팀 통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각잡고 쉬어보려는데 와이프가 말하길 장인어른하고 동서(처제 남편)가 내일 산에 나무하러 가는데 같이 가줄수 있냐고 했다. 뭔 뜬금포인가 했더니만 가문에 선산이 있는데 나무베고 정리하러 간다는거다. 한국에서야 묫자리며 제사며 이런저런 이유로 가문에서 선산을 가지고 있다지만, 여기선 왜 산이 필요하단 말인가?????? 연애 할때나 결혼하고 나서도 한참동안이나 몰랐던 얘기를 처음 들어서 약간 놀랐다. 다음날 아침! 동서가 이렇게 생긴 전기톱을 챙긴다. 추석전 벌초가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있었는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뒤로하고 장비며 식사거리들을 챙겨 산으로 출발했다. 여기서부터 사유지라는 팻말을 지나고..
아기 분유사러 마트에 다녀왔다. 그런데 이상한게 와이프나 장모님은 꼭 분유를 약국에서 산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마트에서 파는것과 가격도 별 차이 없는데.. 요즘은 이유식과 분유를 섞어먹이는중이다. 그리고 가끔 요거트도 조금씩 먹이기 시작했다. 요거트 요거트 요거트 요거트 친구들이나 엄마한테 물어보니 한국아기들은 요거트 안먹인다고 하던데 이거 괜찮은건지 모르겠다. 슬로베니아에서 사는 이상 여러방면에서 그렇지만, 특히 육아문제는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요거트는 안먹였으면 좋겠는데 -_-
슬로베니아에서 영주권 및 거주비자를 받게되면 무료로 슬로베니아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128시간이였나?? 가물가물) 과정은 나름 좀 복잡했는데, 시청에 가서 이것저것 많이 작성하고 (시청 직원들이 도와줘서 난 서명만 했다) 우편도 보내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교육기관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총인원은 8명이고 클래스메이트 국적은 보스니아 미국 아르헨티나 잠비아 이렇게 다양하다. 첫수업시간 칠판 다른 언어들도 어렵겠지만 슬로베니아어는 특히 더 어려운것 같다. 단어마다 성(젠더)이 있고 변화도 심하다. 나름의 법칙을 찾기 전까진 무작정 외우는 수 밖에 ㅠㅠ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면 좀 나아지겠지?? 갈길이 참 멀다. 어학원 건물. 작고 아담하다. 앞마당엔 물고기들 헤엄치는 작은 연못도 있다.